생소한 법적 용어이지만 가처분이라는 용어는 뉴스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단어입니다. 최근 붉어진 김건희씨의 7시간 통화 녹음 파일의 공개에 대해서도 공개 내지 배포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니 말이지요. 그렇다면 가처분이란 무엇일까요?
가처분이란?
가처분이란 가압류와 더불어 보전처분에 해당합니다. 단어로만 가지고 해석을 한다면 임시로(가) 처분을 한다는 뜻입니다. 법적으로는 소송이 확정되기 전에 다투고 있는 대상에 대한 권리를 보전하여, 나중에 소송에 승소했을 때 권리실현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말하면 언론사에게 녹음 파일을 공개하지 말라고 청구하면서, 그 것만으로는 언론사가 실제로 녹음파일을 공개하는 것을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급하게 상대방이 녹음 파일을 공개하는 행동을 막을 필요가 있을 때 하는 것이 바로 가처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처분의 종류
가처분은 크게 두가지로 분류 될 수 있습니다. 1)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 2) 임시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이 있습니다. 물론 이 두가지 모두 본안소송이 있어야 하는 것이 전제가 됩니다. 쉽게 말하면 가처분만 하면 안되고, 그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하거나 제기할 예정이어야 합니다. 가처분이 된 후 3년 동안 본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그 가처분은 효력을 잃습니다.
1)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
다툼의 대상에 관한 가처분이란 특정물의 이행청구권에 대한 소송이 있을 것을 전제로, 다툼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의 현상이나 상태가 달라지게 되면 나중에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사정이 생기거나 집행이 매우 곤란하게 될 염려가 있는 경우에 다툼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의 상태를 동결시키기 위한 재판을 의미합니다.
즉, 지금 당장 다툼의 대상이 되는 것을 현재 상태 그대로 동결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소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가처분을 의미합니다. 간단히 말하면 현상유지를 명하는 가처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예를 들면 부동산 매매에서, 매도인이 돈을 다 받고도 매수인에게 소유권 이전에 관한 서류를 주지 않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이중으로 아파트를 팔지 못하도록 막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이 이에 해당합니다.
2) 임시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
임시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이란, 나중에 강제집행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다툼이있는 법률관계에 대한 본안소송이 있을 것을 전제로, 판결문이 나올 때까지 방치하는 경우 채권자가 현저한 손해를 입거나 급박한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하는 가처분을 말합니다.
이는 승소하더라도 소송의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 그 손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지위를 임시적으로 동결시키는 재판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근로자가 해고된 경우 그 해고가 부당하면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그 해고가 무효이고 근로자라는 신분을 유지해야 법적으로 급여 청구 등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생깁니다. 때문에 회사측에서는 해고라는 처분을 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시적으로 그 해고의 효력을 무효화 시키고 근로자로서의 신분을 유지시킬 때 하는 가처분이 바로 임시지위를 정하기 위한 가처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가처분은 지금 당장 법적인 상태를 고정시켜두지 않으면 나중에 소송에서 이겨도 무용지물이 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임시적으로 효력을 발생시키는 재판을 말합니다.
적절한 예가 될 지 모르겠지만,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싸우는 중인데 싸우는 도중에 이미 아이스크림이 녹아 없어지면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됩니다. 그런데 이 아이스크림을 가지고 싸우는 도중 냉동실에 보관해 둘 수 있는 절차나 장치가 있다며 나중에 다툼이 끝난 뒤에도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때 냉동실에 보관하는 절차가 바로 가처분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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