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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팁

[사이버 모욕죄] 게임 중 욕설 모욕죄로 고소 가능할까?

by 달팽이는 작가가 되고 싶지 2021.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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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모욕죄. 게임 중 욕설 모욕죄 고소 가능?

형법 제311조는 모욕죄를 규정하고 있는데, 게임 중(또는 인터넷) 욕설도 모욕죄('사이버모욕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요?

제목을 사이버 모욕죄라고 했지만 사실 사이버 모욕죄는 형법상 없는 단어입니다. 그러나 이와 비슷하게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에서 인터넷 명예훼손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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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죄의 구성요건


만일 사이버상의 모욕죄가 성립된다면 형법상 모욕죄가 성립이 될 것인데요, 게임 중 욕설을 하면 과연 모욕죄('사이버모욕죄')로 고소가 가능할지 아래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을 하다보면 승부욕에 불타서, 혹은 같은 편의 플레이가 마음에 안들어서, 혹은 상대편의 플레이에 약올라서, 아니면 그냥 다 맘에 안들어서라는 등등의 이유로 채팅창에 욕설을 하는 유저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도 소싯적에 일명 '롤(LOL)' 이라고 하는 리그오브레전드 게임을 즐겨했던 적이 있었는데요, 초보시절에는 게임을 못한다고 여러번 부모님 욕을 먹기도 했고,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하게 됐을 때도 무언가의 이유로 수만가지의 창의적인 욕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 아이들은 어찌나 욕도 창의적인지!)

게임 속이 아닌 현실에서, 공개된 장소에서 욕설을 했다면 보통은 모욕죄가 성립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게임 중 욕설도 모욕죄가 될까요?

일단 형법에서 말하는 모욕죄의 의미와 성립요건을 알아보겠습니다.

 

 

1. 모욕죄란?

 

 

모욕죄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311조)

형법
제311조(모욕)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법조항이 보호하려는 이익은 명예훼손에서와 같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인데요, 보호하려는 정도는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위험이 없어도 일반적인 위험성만으로도 범죄의 요건이 충족되는 추상적 위험범입니다.

 

 

2. 모욕죄는 어떤경우에 성립하나요? (모욕죄의 구성요건)

 

구성요건이란, 범죄가 성립하려면 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정한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그 요건을 일컬어 구성요건이라고 합니다.

 

가. 객관적 구성요건


① 공연성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과 같이 모욕죄도 공연성을 요건으로 하고 있습니다. 공연성의 의미에 대하여 학설(통설)과 판례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는 무엇이냐. 우리 판례에서는 전파성 이론을 따르고 있는데, 쉽게 말하면 '전파될 가능성'만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 전파성이론이란 특정한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다 하더라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그 말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하자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파성이론에 따라 공연성을 인정한 판례가 있는데,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일대일 비밀대화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의 요건인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본 사례입니다. 해당 판결요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1]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므로, 비록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 대하여 사실을 유포하였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의 요건을 충족한다.
[2] 개인 블로그의 비공개 대화방에서 상대방으로부터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일대일로 대화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정만으로 대화 상대방이 대화내용을 불특정 또는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으므로, 명예훼손죄의 요건인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본 사례.


② 사람

모욕죄에서의 사람은 명예훼손죄에서의 사람과 같은 의미인데, 형법의 특징에 미루어 보면 여기서 사람은 생존자 즉 자연인만을 의미하고 사자(死者)나 법인에 대해서는 성립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반드시 특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③ 모욕

모욕에 대하여 판례는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2229, 판결).

짧게 말하면, 가치판단에서의 진부는 문제가 되지 않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재미있는 판례가 있는데요,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표현을 모욕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똥꼬다리 같은 놈"이라는 구절은 모욕적인 언사일 뿐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라고 할 수 없어서 모욕죄에 해당할 뿐 명예훼손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1989. 3. 14., 선고, 88도1397, 판결]
“늙은 화냥년의 간나, 너가 화냥질을 했잖아” 라고 한 피고인의 발언내용은 그 자체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라기 보다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도덕성에 관하여 경멸적인 감정표현을 과장되게 강조한 욕설에 불과한 것으로서 명예훼손은 아니나 모욕죄에는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례[대법원 1987. 5. 12., 선고, 87도739, 판결]


다만 모욕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판례도 있습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감사인 피고인이 관리소장 甲의 업무처리에 항의하기 위해 관리소장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甲과 언쟁을 하다가 “야, 이따위로 일할래.”, “나이 처먹은 게 무슨 자랑이냐.”라고 말한 사안에서, 피고인의 발언은 상대방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甲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도2229, 판결]
피고인이 택시 기사와 요금 문제로 시비가 벌어져 112 신고를 한 후,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甲에게 늦게 도착한 데 대하여 항의하는 과정에서 “아이 씨발!”이라고 말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의 발언은 직접적으로 피해자를 특정하여 그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한 모욕적 언사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5. 12. 24., 선고, 2015도6622, 판결]

 

나. 주관적 구성요건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고의의 인식은 미필적 고의 즉, 결과의 발생이 불확실한 경우 그 결과발생에 대한 확실한 예견은 없으나 그 가능성은 인정하는 정도의 고의로도 족하다고 합니다.

 

 

 

3. 그렇다면 게임 중 욕설을 한 경우 모욕죄가 성립할까?

 

 

사이버 모욕죄를 판단할 때도 위에서 검토한 구성요건을 볼 필요가 있습니다. ①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하고(공연성) ② 특정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것이어야 하고(특정성) ③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모욕'(표현성)이 있어야 합니다.

게임의 경우 솔로 플레이로 하는 게임도 있는 반면, 리니지 같은 MMORPG 장르나 롤 같은 MOBA (또는 AOS) 장르의 다수의 사용자가 함께 즐기는 게임도 있는데, 이렇게 다수의 사용자가 이용하는 게임의 경우 전파가능성이 인정되기 쉽기 때문에 공연성은 만족할 수 있고, 표현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표현마다 다르겠지만 '모욕'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인정되기 어려운 것은 '특정성'인데, 게임은 유저의 아이디 또는 캐릭터 등으로 식별이 가능할 뿐 아이디나 캐릭터를 통해 곧바로 특정한 사람을 연결짓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을 특정할 수 없다면 모욕죄로 고소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점 때문에 가끔 어떤 글에서는 게임상에서 모욕죄로 고소하고 싶으면 모욕의 상황에서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주소를 말하라고 하는데요, 상당히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정보보호가 어느 때 보다도 절실 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개인정보보호권리를 차 버리는 행위이기 때문이지요.

더구나 자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폭행, 스토킹의 등 범죄 뿐만아니라 심지어는 성폭력, 살인의 범죄에 노출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대방을 모욕죄로 고소하겠다고 본인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행위는 해서는 안됩니다.

▼참고 글▼

물피도주 처벌에 대해 알아봅시다.

[웹소설 추천 두번째] 현대판타지(현판) 편(2021-05-23 자)

 


* 해당 글은 글쓴이 개인의 의견이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하여는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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